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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김미경, 김지혜 교수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1.09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639
내용

 

도자예술전공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미경 교수: 전공에 대해 소개하기에 앞서 저는 '흙'이라는 소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우선 흙이라는 게 뭔지 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흙은 고대로부터 기본적인 네 가지 원소 중 하나로 여겨졌고,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식생활부터 일상생활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이 도자기이고 공예잖아요. 그래서 흙과 관련된 전공은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전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 미술대학이 학교로부터 애물단지라는 오명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때 미술이라는 과목이, 예술이라는 게 얼마나 좋은 교육이 되는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점에서 저희들은 미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그 중에서도 흙이라는 아주 중요한 소재를 아이들에게 다루도록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지혜 교수: 흙은 제일 오래된 재료이기도 하지만 하이테크에서도 많이 사용될 수 있는 재료예요. 요즘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데 도자예술전공은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다는 거죠. 예술로서의 도자를 할수도 있고 공예로서의 도자, 디자인으로서의 도자도 가능해요. 우리 도자예술전공은 그런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죠. 교육을 통해 예술.디자인.공예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도예에 대한 이론적 연구능력과 창의적인 작품제작 능력을 탐구합니다. 현대도예의 특징이자 도자기, 흙이라는 매체가 갖고 있는 성질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 디자인, 공예의 경계 사이에 존재하면서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여성미술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인 커리큘럼과 신입생의 수업이 궁금합니다.

 

 

 

김미경 교수: 미대입시의 절차상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다가 오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야 해요. 흙이라는 소재 자체가 굉장히 다루기 힘든 소재거든요. 입학해서 도자를 바로 시작하는데 생소하니까 아이들이 많이 낯설어 하죠. 그런 생소함이 오히려 재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저희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초과정, 숙련과정, 표현과정 등 3단계로 나누어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초과정은 1~2학년 때 흙에 대한 물성 파악, 유약 연구, 디지털 매체와의 활용 등을 배우는 통합과정이에요. 3학년이 되면 그간 배웠던 것들을 심도 있게 숙련해요. 전통적 기법을 현대적으로 활용하기 등을 연구하죠. 4학년에 오르면 표현과정을 통해 졸업을 준비합니다.

 

 

김지혜 교수: 1학년은 기초과정으로 전공의 기본실기 능력 배양에 집중해요. 2학년은 기초심화과정으로 형태탐구, 전통도예, 디지털 모델링 등을, 3학년은 전공심화과정으로 환경도예, 성형과 장식, 제형도자, 도자재료 등을 배웁니다. 4학년은 도자예술, 도예조소, 산업도자, 도예이론 등 각자의 성향에 따라 작업의 방향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요. 신입생들은 고등학교에서 도예를 배우고 오는 것이 아니어서 도예의 기본을 학습해요. 성형기법의 기본을 익히고 입체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능력을 위해 조형이라는 개념에 구체적으로 접근합니다.

한국 도자의 중요성을 이론으로 배우고 세미나, 리딩, 전시관람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학생들이 전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화여대 도자예술전공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김미경 교수: 우리 전공의 강점을 떠나서 흙을 다루는 전공으로서 도자예술이 지닌 특징이기도 한데요, 흙이라는 소재가 아이들의 감성이라든지 그런데 굉장히 중요하거든요.(다분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전공 학생들과 비교해볼 때 심성 자체가 굉장히 달라요. 인내심, 참을성, 긍정적인 마인드 등이 단체활동에서 극명하게 표가 납니다.

흙이라는 게 즉각적으로 반응이나 결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에요. 수분이 빠지고 굳을 때까지 기다려야죠.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또 수분이 빠지니 작품이 항상 수축되죠. 어떻게 나올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상실감까지 미리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단단해지죠. 자기 숙련, 자기 절제 이런 것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나타납니다.

 

 

김지혜 교수: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소재, 흙을 다루면서 그들이 살아가는 데 인성, 심성, 감성적인 면을 더 많이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도자예술전공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탄탄하게 구성하고 도예 관련 인사들의 특강을 활성화하고 있어서, 교육과정을 잘 따라오기만 하면 도자예술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접해볼 수 있어요. 유연한 매체이니까 얼마든지 다른 방향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이겠죠. 흙 자체는 거칠다고 볼 수 있지만 굉장히 섬세하고 연약한 매체거든요. 반면에 불을 만나면 한없이 단단해지기도 해요. 이런 흙의 다양한 물성이 커리큘럼에 녹아 있고 학생들의 작품에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은 어디에서 뭘 시켜도 잘 해내는 것 같아요.

 

 

 

교수님들의 교육철학을 말씀해 주세요.

 

 

 

김지혜 교수: 교육철학이자 삶을 대하는 저의 자세이기도 한데, '사이에 존재하기'를 항상 강조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 것만이 다가 아니니까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주체적인 가치를 만들라는 거예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옳고 그름이 없잖아요. 취향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누가 뭐라 해도 상처받지 말고 그들을 설득하면 된다고 이야기해요.

요즘은 이분법이나 대립되는 개념이 무너지고,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사이영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어요. 경계가 무너지니까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죠. 사이를 생각하다 보면 더 여러 틈새로 나갈 수도 있고, 이에 발맞춰 도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수립하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는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지닌 여성 리더를 만들고자 합니다.

 

 

김미경 교수: 전공도 전공이지만 여성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항상 이야기하거든요. 내 전공 한 가지만을 잘 하는 것보다 전공을 기반으로 해서 여러가지를 잘 하는 게 빛이 나는 거라고요. 작업을 할 경우 어느 부분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고 못하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지만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해야 진짜 잘하는 거라고 강조하는 거죠.

이화학당을 세운 설립자의 목적의식을 전수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여성이 교육을 받고 여성의 인식 수준이 있어야 자녀가 튼실해지고 그렇게함으로써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걸 인식시키신 거죠. 한국여성으로서 한국인답게, 한국사람으로서의 자존감을 갖고 우리나라에 기여하도록 만든다. 즉 여성으로서의 예술가가 된다는 큰 의미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입시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해주세요.

 

 

 

김지혜 교수: 아직까지 현대도예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점이 안타까워요. 실제 도예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도예의 가능성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해서...일단 들어와서 전공수업을 듣다가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점점 도예의 매력에 빠져 좋아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옛날처럼 항아리나 그런 것만을 만들고 있는 죽은 학문이 아니라 어느 쪽으로도 진출할 수 있는, 경계에 있는 학문이라는 점을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김미경 교수: 실기시험은 소묘와 서양화를 보고 있는데, 기본기를 보자는 게 취지예요. 기본기에서 나타나는 변별력이 가장 확실하거든요.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면 충분할 거예요. 도예는 인문학, 예술, 공학 등이 어우러진 상호학제적 학문이지만 그 중에서 핵심은 예술이기 때문에 예술교육의 기본기를 열심히 훈련한 학생, 다시 말해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성실하게 그려온 아이들에게 제일 유리하도록 해주자는 게 기본 취지입니다.

 

 

 

 

출처:미대입시 2015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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