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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정보: 경희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한기창 교수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0.3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887
내용

 

 

 

*의류디자인학과의 특징을 소개해주세요.

 

: 많은 학생들이 '옷'과 관련된 디자인학과는 모두 옷의 스타일을 고안하는 일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옷'을 만드는 건 '스타일'의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디자인할 때 그 형태뿐만 아니라 이것을 구성하는 재료 역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옷'을 디자인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옷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루는 소재 역시 '디자인'의 대상에 속합니다. 국내의 많은 '옷'과 관련된 대학들이 '소재'와 '디자인' 교육을 분별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학과도 따로 설립된 경우가 있고 이 둘에 대한 교육이 자연스럽게 접목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우리 의류디자인학과는 이런 반성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설립 초기부터 '소재'와 '디자인'을 같은 울타리에 넣고 학제를 편성했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마치 두 학과가 한 학과로 통합된 형태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제적인 경향을 봐도 이 둘은 옷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며 함께 교육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함께 생각하며 디자인하는 것이 전 세계가 공유하는 옷을 만드는 흐름이며 실제 학생의 역량을 키우는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학생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 학생들이 소재로부터 옷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급한 일반화는 지양해야겠지만 모든 옷의 맵시, 스타일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 유행과 콘셉트,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서 조금씩의 변형이 있을 뿐이죠. 사람들이 옷을 살 때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요소는 감성입니다. 분위기죠. 그것은 옷의 형태나 구조, 색에서 나오지만 이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소재입니다. 소재로부터 콘셉트가 나오고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죠. 이것은 제작 순서의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옷의 디자인이 콘셉트와 개연성을 갖고 소비자에게 의도된 분위기를 전달되도록 하는 필연적 매체가 바로 소재입니다. 학생들이 쉽게 빠지는 오류는 이것을 머리로만 이해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종종 자신의 의도대로 만든 옷이 소비자에게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습니다. 저는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소재와 콘셉트, 디자인이 일체감을 가져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의도한 바가 소비자의 감성에 직접 닿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그리고 소재에 대한 공부는 학생의 신분이 아니면 사회에서 배우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쓸모가 없어 보여 배우지 않고 넘어간다면 졸업하고 실무를 접했을 때 분명히 자기가 모르는 영역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미 일하는 입장에서 이런 것들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자기 시간을 별도 투자해 배우지 않는 이상이요.

가끔 '이런 공부가 정말 실전에 필요한지' 의문을 갖는 학생들이 있는데 계속 다독이고 가르쳐 줍니다.

 

 

 

*의류디자인학과의 수업 내용과 학생들의 활동이

 

 궁금합니다.

 

: 비율적으로 보면 소재가 40%, 디자인은 40%, 나머지 20%는 마케팅 수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독특한 건 이 수업들이 무도 연계가 된다는 점인데요, 의류 소재기획, 의류 상품기획, 서피스 페인팅, 텍스타일 가공, 핸드 페인팅, 졸업 작품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전공 수업들은 법적으로 정해진 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필수 과목들입니다. 이 수업들은 옷이 실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어 학생들이 경험해야 할 필수적인 것들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2학년 수업에 소재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면 여기서 만들어진 소재를 3학년 디자인 수업에 활용합니다. 두 수업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콘셉트를 설정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자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해 소재의 가공부터 옷의 제작까지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지요. 소재면 소재, 디자인이면 디자인,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법이 없습니다. 모든 전공 수업은 옷의 전체 제작 과정을 염두에 두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졸업 패션쇼에 올리는 옷을 만들 때에도 자기들이 직접 제작한 소재를 활용해 디자인한 옷이 절반 이상입니다. 쇼가 시작되면 일반인은 알아보기 어렵지만 이 영역의 전문가라면 '어? 못보던 소재인데?'하며 놀라워하죠. 우리 학과의 특성 탓인지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의 원성이 들릴 때도 있습니다. 우선 매년 방학마다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우리와 MOU 협약을 맺은 학교, 예를 들어 미국의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프랑스의 ESMOD 등의 교육기관에서 16주 수업을 듣고 학점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견문을 넓힌다는 의미도 있지만 여기서의 교육이 세계적인 흐름과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측면도 있습니다. 기업체 인턴쉽도 많이 보냅니다. 방학 때마다 2~4회 진행되는데 가급적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은 기업으로 보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름 있는 대기업의 인턴을 소개하면 학생들이 이름만 보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실상 다녀와서는 배우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하죠. 아마 대기업의 경우 인턴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실무 인력이 항상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인턴으로 들어왔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접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실무에 적용해 보고 자기 적성을 탐색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죠. 요즘은 대기업에서도 우리 학과 졸업생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인턴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선배 입장에서 자기 학교 후배들이 지원하니까 더 각별하게 생각하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점은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원하는 인재상이 있다면?

 

 

: 하나에만 몰두하지 않고 다방면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입니다. 소위 말하는 '멀티플레이어'죠. 요즘은 자기 전공에 대한 전문성은 기본으로 갖춰야 합니다. 여기에 자기만의 무기를 더 갖추고 있어야 다른 사람들과 변별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경쟁력으로도 이어지기 마련이죠. 디자이너도 머천다이징을 머천다이저만큼 알아야 하고 머천다이저도 디자인을 디자이너만큼 알아야 자기 영역에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 주장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대학에 오기 전에도 꼭 자기가 하고 싶은 '옷'만을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길 바랍니다. 하나만 잘하는 '전문가'는 이미 지난 시대의 인재상입니다. 패션과 연결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가지고 이를 대학에 와서 성공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류디자인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

 

드립니다.

 

: 저는 항상 '무엇이든 쉬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학생에게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항상 쉽게 일을 하려고 하면 핵심적인 가치를 놓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옷을 만들 때 쉽게 만들려고 하면 실제 자기가 쌓아야 할 '실력'은 절대로 쌓이지 않습니다. 매우 간단한 이치지만 누구나 경각심을 갖고 실행에 옮기진 않죠.

 디자인을 쉽게 배우려고 하면 자기 몸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디자인의 정수를 체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는 항상 '체득'이라는 말을 쓰는데 디자인도 운동을 하듯 몸으로 익혀야 합니다.

이쪽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이 점을 꼭 숙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미대입시 2014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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